이웃사람 영화를 보다







이웃사람


뭔가 처연해진기분이 들때는혼자 영화를 보게 된다.

혼자 그 어두운 공간에 폭 쌓이면 그 처연한 기분이어쩐지 차분하고 고요한,안정된 분위기마저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전날 뭔가 기이한 일을 겪고나서 터벅터벅 극장으로 갔다.무슨 영화를 볼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었기 때문에...이웃사람

강풀선생의 만화였다는 사실은영화를 보고 나서 안 것이지만 이웃 사람이라는 그단어가 요즘 만큼 섬뜩하게 다가온 때가
있었나 싶다.

말도 안되는 일련의 범죄들이 우리의 일상에서그것도 아주 가까이서 일어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있지 않을까?

굳이 침침하고 음울한 그 포스터를보지않아도 그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운게2012년 너무나 많은사건들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이기에 가능한 일일게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게 그런것일지도모르겠다. 우리가바른생활, 즐거운생활에서 바둑이 멍멍,철수와 영희가 학교에 갑니다를 배울 무렵 이웃사람,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참으로 정겹고 따뜻한 단어가아니었나 말이다. 어쩌면지금은 가장 위험할 수도 있는
그 단어가...

표를 끊고 들어간 극장에 사람들이많지 않아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혼자서 친절한 금자씨를 보러 갔을때 그 곳이만원이었고 나는 어렸기에 엔딩자막이 올라가면서허둥지둥 빠져나오던 때를 생각하면 말이다.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 보지 마세요!!!’라고속으로 외쳐대면서...

사람없는 극장에서 처연한기분에다 혼자 푹 파묻히니 더할 수 없이 편안해졌다.

영화의 내용에 상관없이 오늘 이 곳에서의 시간은참으로 좋다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는 뭔가 긴박하다거나아슬아슬하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좀 우울하고슬픈편이었다.

즉, 추격자 스러운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글쎄...라는 뜻이다. 살인사건이고재개발을 앞 둔 아파트 사람들을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라뭔가 차가운 칼날같은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길게늘어지는 듯한 분위기에 사실 좀 지루한 감도 없지않았다.

뭔가 캐릭터의성격도 분명하게 와닿지 않고 상황에 접속한 그들의단면만이 그저 특징없이 드러나는 정도였다.

이 중에서 가장 범인의 캐릭터가 가장 그나마재미있었던 것 같다. 전형적인사회적약자, 충동조절능력부재. 스스로가 사회적약자임을

감추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자들을 감금해놓고 폭력을 휘두르는 ...이렇게만보면 요즘 우리들 누구나가 이럴 수 있기 않을까라는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물론 사회적 열패감이 이들을생산한 것입니다. 시스템의문제입니다라고 말할 만큼 그들의 죄를 가볍게 해주고싶은 마음은 없지만

유사범죄가 빈번한 요즘 이런저런생각을 해봄직하게 하는 캐릭터임에는 틀림없없다.

화해라는 요소,재개발의 문제, 단절이라는요소...현대도시의다양한 문제를 조금씩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괜찮았다.

단지 조금지루했을 뿐...

생뚱맞을지 모르지만 이러한공간의 문제를 보면서 재개발의 대안으로서 더욱 더마을만들기가 활성화 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해본다. 마을만들기에관심이란 걸 가지고 접근해보려다 좌절한 본인이지만마을만들기만 제대로 되어도 이런 일들이 많이 사라지지않을까 하고 기대해보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나 역시 방범문제때문에 마을만들기에 관심이시작된 거니까...


경비아저씨의 캐릭터가 좀 더부각되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을 뒤로하면서-이런캐릭터는 진짜 중심에 가져다 놓으면 악마도 될 수있고 천사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줄 것 같았다.-편안한영화관에서 깨어났다. 더불어그 처연한 기분에서도 깨어났다.

Ventilation이란건 이런걸까? 영화도나도 나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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